매년 음력 정월 16일 밤 꽝빈성 보짝현 트엉짝면 까로옹(Cà Roòng) 마을에서 마꼬옹 족의 북치기 축제가 열린다. 달이 뜰 때 딘쏜(Đinh Xon) 마을 원로는 풍년을 위해 하늘과 땅의 축복을 기원하는 제문을 낭독하기 시작한다. 기도를 마친 후 마을 원로는 명을 내리고 북치기 축제가 시작된다.
시작의 북소리가 울리자 사람들이 술병 옆으로 모여 앉는다. 장정들은 서로 북을 빠르게 쌔게 치며, 북이 찢어질 때까지 때린다. 북을 치지 않는 사람들은 함께 손을 잡고 모닥불 주변에서 춤을 춘다. 보름달 아래에서 그들은 북을 치고 춤을 추고 불꽃 옆에서 술을 마시며 ‘로아르 장 어이’ 즉 ‘하느님이시여! 너무 행복합니다!’라고 외친다.
 미혼 여자와 미혼 남자들은 제일 먼저 북 치는 사람들이다. |
북소리는 푸른 숲에서 바람, 비, 사나운 짐승에 굴하지 않는 마꼬옹 사람들의 소리처럼 신령한 목소리를 상징한다. 딘쏜 마을 원로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 축제는 가족과 마을 사람들을 위해 행운을 빌고 저희는 관습대로 즐겁게 놀고 잔치를 즐깁니다. 이전 세대들이 이 축제를 만들어 냈고, 지금 저희는 이를 지켜야 할 필요가 있으며, 전통과 관습을 없애서는 안 됩니다. 오늘날 사회가 더 발전하고 젊은 세대가 더욱 즐길 수 있도록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베트남에 살고 있는 덴마크인 피터 씨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문화재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마꼬옹 사람들의 북치기 축제에 참여하게 된 후 북치기 축제가 인간과 자연 사이의 화합과 같은 것으로 마꼬옹 족의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 낸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여행에서 북치기 축제를 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나타내는 관습입니다. 꽝빈 산악 지역의 소수민족 정체성을 포함한 문화적 정체성을 다양화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이러한 전통 문화를 유지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꼬옹족은 현재 세계자연유산 꽝빈성 퐁냐(Phong Nha) – 깨방(Kẻ Bàng) 국립공원 핵심지역인 보짝현 트엉짝면의 18개 마을에서 살고 있다. 이 민족은 600여 가구와 3,000여 명의 인구가 있다. 2019년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는 마꼬옹 사람들의 북치기 축제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다. 문화재국은 지방정부와 협력하여 주민들에게 현재 조건에 맞는 문화재를 전수할 수 있는 기술을 훈련시키고, 축제 개최를 위한 도구와 악기 등을 지원했다. 꽝빈성 보짝현 인민위원회 응우옌 흐우 홍(Nguyễn Hữu Hồng) 부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희는 마꼬옹 족 북치기 축제의 문화적 정체성을 발휘시키는 데 큰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올해 현 인민위원회는 이미 이 북치기 축제를 복원해 전개해 나가고 있으며 마꼬옹족의 정체성에 맞는 북치기 축제를 열 계획을 준비해 놓았습니다."
 풍습에 따라 북이 찢어질 때까지 북을 쳐야 진정한 축제가 시작되는 것이다. |
북치기 축제의 밤은 미혼 남녀가 서로 만나 사귀고 인연을 맺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축제에는 남녀들이 함께 사랑에 빠지며 개울이나 숲으로 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 허용된다. ‘사랑의 밤’은 민족을 지키고 발전시킨다는 의미가 있다. 보짝현 트엉짝면 까로옹 2마을에 있는 딘 즈(Đinh Dự)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풍습에 따라 북이 찢어질 때까지 북을 쳐야 진정한 축제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이 축제는 또한 미혼남녀가 서로 만나 사랑을 나눌 기회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인연을 맺어 서로를 알아보고 부부가 될 수 있습니다."
닭이 울고 해가 뜨면 북치기 축제와 ‘사랑의 밤’이 끝나며, 꽝빈성 보짝현 트엉짝면 까로옹 사람들은 다시 일상생활로 돌아와 내년 축제를 기약한다. 여자에게 결혼 약속을 받은 남자들은 결혼식을 준비하기 위해 부모와 마을 원로를 초대할 날짜를 정한다. 많은 남녀들은 북치기 축제 후에 부부가 되었고 그중 국경을 초월한 베트남-라오스 사랑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