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찌엥족은 마을 단위로 집단 거주하며, 길게 늘어선 냐산 전통 가옥에서 생활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냐산 지붕의 처마 끝을 거북이 등껍질 모양으로 구부려 만드는 특징이 있다. 보통 집들은 냐롱을 중심으로 주변에서 원형으로 배치된다. 재찌엥족의 냐산은 긴 복도가 집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한쪽은 남성, 다른 한쪽은 여성에게 공간이 할당되어 있다. 응옥호이현 닥죽(Đăk Dục) 마을에 사는 재찌엥족의 아 몬(A Môn)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집, 또는 큰 집이라고 불리는 가옥은 보통 세 칸으로 구성됩니다. 집 안에서는 어르신들이 따뜻하게 지낼 수 있도록 생활 공간이 난로 근처에 배치됩니다. 그다음으로 부모님 방이 있습니다. 자녀나 젊은 사람들은 바깥 칸에 머뭅니다. 예전에는 칸막이가 없었고,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잠을 잤습니다."
재찌엥(Giẻ Triêng)족 냐롱(nhà rông)이라는 공동체의 문화 회관 건축 (사진: baodantoc.vn) |
꼰뚬성에서는 재찌엥족이 짧은 냐산을 짓고 몇몇 가족이 함께 생활한다. 이 집들은 거북이 등껍질 모양의 지붕을 가진 것이 특징이며, 지붕 양끝에는 물소의 뿔로 장식되어 있다.
"재찌엥족의 집은 전체적으로 보면 마치 마을 한가운데 우뚝 서 있는 물소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집의 양옆은 튼튼하게 나무로 만들어졌습니다."
재찌엥족은 물소를 단순한 생산 동물이나 식재료로 여기지 않는다. 물소는 신성한 존재로, 신에게 바치는 제물이며, 최고의 경의와 존경을 표현하는 상징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재찌엥족의 냐롱 문화 회관에는 물소의 상징이 담겨 있다. 재찌엥족 집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은 주방이다. 아 몬 씨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재찌엥족의 집에서는 주방이 매우 중요합니다. 주방에는 불이 반드시 있어야 하며, 씨앗을 저장하고 고기와 짜여진 물건들을 보관하는 곳이 있습니다. 집이 견고하려면 불로 지붕에 열기를 가해야 합니다. 집의 영적 공간과 제사 의식은 모두 집의 중앙에 있는 주방 근처에서 이루어집니다. 주방 옆에는 기둥이 있는데, 이것이 집의 신성한 중심입니다. 사냥한 동물은 이 기둥에 걸어 둡니다."
한편 재찌엥족은 냐롱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이 집은 신중하게 자리잡은 터에 세워지며, 마을 끝의 넓고 평평한 고지대에 주로 건축된다. 냐롱에서는 마을 전체를 관찰할 수 있으며, 냐롱 앞에는 넓은 마당이 있어 마을의 중요한 행사를 개최하기에 적합하다. 다른 민족들의 냐롱과 마찬가지로 대나무와 나무를 비롯한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지어졌는데, 재찌엥족의 냐롱은 물소와 관련된 독특한 건축 양식과 영적인 상징으로 마을의 혼을 지키는 특별한 공간이다.
"물소는 재찌엥족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신성한 존재입니다. 물소는 신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동물이며, 재찌엥족의 고유한 문화를 상징합니다. 제사를 통해 물소를 바치면 신의 축복으로 풍작을 얻을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것은 마을 사람들이 신에게 바치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재찌엥족의 삶에서 빠질 수 없는 신성한 존재인 물소 (사진:baodantoc.vn) |
재찌엥족의 냐롱은 견고한 나무 기둥 위에 세워진다. 냐롱은 보통 10개의 주 기둥으로 구성되며, 주로 내구성이 튼튼하고 흰개미에 강한 나무를 사용한다. 주목할 만한 점은 냐롱의 주 기둥은 땅에서부터 집의 바닥까지는 원형으로 다듬어지지만, 바닥에서 지붕까지는 사각형 형태로 설계된다는 것이다. 아 몬 씨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냐롱을 짓는 일은 상당히 복잡합니다. 옛날 마을 사람들은 큰 나무를 숲에서 도끼로 잘라 들여와 기둥을 만들었습니다. 하나의 큰 나무로 기둥 하나를 만들었습니다. 한 나무를 나눠서 여러 기둥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집을 세우려면 많은 사람들이 필요했으며, 마을에 사람이 많을수록 더 큰 기둥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
재찌엥족의 냐롱은 물소의 등 모양을 본떠 설계된 것이 특징으로, 지붕은 돔 형태가 있다. 냐롱의 양쪽 측면에는 3~5개의 원형 기둥이 땅에서 지붕까지 수직으로 세워져 있다. 양쪽 측면은 부채꼴 구조로 설계되어 있으며, 둥글게 휘어진 아름다운 초가지붕이 덮여 있다. 이는 각이 진 도끼날 모양의 지붕을 가진 다른 소수민족의 냐롱와 차별화된 재찌엥족 냐롱만의 독특한 건축 양식이다. 아 몬 씨는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재찌엥족의 냐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집의 바닥은 성인의 턱 높이까지 올라가 있어, 맹수나 비바람을 피할 수 있게 설계되었습니다. 지붕은 물소의 등이나 거북이 등껍질 모양을 닮았습니다."
냐롱의 건축에서, 입구 쪽 주요 구조에 장식된 문양들 외에도, 물소의 뿔을 상징하는 나무 조각이 필수적으로 포함된다. 재찌엥족의 냐롱 입구는 주로 두 개의 정면 방향으로 열리며, 각 출입문 위에는 물소의 뿔과 멧돼지 머리를 상징하는 조각이 새겨져 있다. 이는 신에게 바치는 제물을 상징하는 것이다. 냐롱은 마을 사람들에게 힘과 영적인 상징이자, 민족의 정신적 지주로서 공동체 전체의 노력과 정성을 담아 지어졌다. 이곳은 마을 사람들의 영적인 안식처이자, 마을을 지키는 든든한 요새 역할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