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력 8월 12일부터 15일까지 많은 사람들이 항핀 축제를 참가하기 위해 랑선성을 찾는다. 예전에 이 축제는 끼르어(Kỳ Lừa) 재래시장에서만 열렸으나 현재는 축제 개최 장소가 랑선시 찌랑(Chi Lăng)동 황반투(Hoàng Văn Thụ) 동지 동상 공원까지 확대되었다. 수천 명의 축제 참가자 중 대부분은 남색과 검은색 전통 복장을 입은 따이족과 눙족 사람들이다. 오후가 되면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스리(slí) 전통 민요가 널리 울려 퍼진다. 랑선성 따이족 출신 응오 타 리엠 (Ngô Thị Liêm) 씨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매년 추석마다 항핀 (Háng Pỉnh) 축제에 갑니다. 항핀 (Háng Pỉnh) 축제는 언제나 활기 차고, 수 천명의 사람들이 붐비기도 합니다. 모두 끼르어 시장이나 황반투 (Hoàng Văn Thụ) 동상 주변에 모여 월병을 즐기면서 밤새도록 민요를 부릅니다. 이때가 되면 평소라면 옷장에 고이 접어두었을 따이족의 남색 전통 의상을 볼 수 있고, 친구들을 만나 스리 민요, 르언(lượn) 민요 등을 부르면서 민요의 전래에 관한 지식을 쌓을 수도 있습니다."
랑선(Lạng Sơn)성 문화센터는 민족들의 민요 교류를 위한 무대를 마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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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핀 축제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반려자를 찾게 됩니다. 올해 서로의 안부를 묻는 민요를 부르고 내년 항핀 축제에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나누게 되면 그때에는 부부가 될 것입니다. 만남은 성사되어도 결혼까지는 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좋은 친구로 남아 서로 도우며 살아갑니다. 이들은 예전에 서로에게 불러주었던 민요를 다시 부릅니다. 이들 중 한쪽이 사고가 생기거나 수확기에 일손이 부족한 경우 먼 길을 마다 않고 찾아와 대가 없이 도움을 제공할 것입니다. 이는 따이족과 눙족의 응집력을 보여줍니다."
항핀 축제는 독특한 문화적 아름다움이자 공동체 생활로 각 민족의 많은 사람들을 불러들인다. 중추절에는 민요 교류 행사를 개최함으로써 소수민족의 전통 문화 가치를 보존하는 데에도 이바지하고, 랑선성 소수민족 공동체의 특징적인 축제를 여러 지방 사람들에게 홍보한다. 축제를 통해 공동체 생활 속 민요 부르기 풍조를 유지하면서도 젊은 민요 실력자를 발굴하고 양성하여 랑선성 민요 공연에 기여한다.
전통 남녀 화답 민요 |
2019년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는 눙족의 스리 민요를 국가무형문화재로 인정했다. 민속문화 연구자인 황 후이 엄 (Hoàng Huy Ấm) 음악가에 따르면 스리 민요의 국가무형문화재 등재는 따이족과 눙족의 독창성과 매력을 인정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무형문화재 가치 보존 및 발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는 것이다.
"보존 사업이 없다면 귀중한 고유의 정신적 가치가 사라지고 말기 때문에 보존 사업은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미래를 위한 자료를 모아 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편찬해 소수민족 학교 등 교육기관에 도입해야 하는데, 어떻게 하면 학생 연령별로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합니다. 아울러 문자로 기록되는 것이 아닌 음악으로 기록되는 좌담회나 세미나 등도 필요합니다."
음력 8월 보람달이 뜨는 밤, 랑선성 따이족과 눙족의 항핀 축제에 찾아가 보길 바란다. 사랑과 추억을 노래하는 스리 민요와 르언 민요가 끼르어 시장에서부터 끼꿍 (Kỳ Cùng) 강가, 사이호 (Sài Hồ) 고개까지 울려 퍼지면 랑선성에 대한 잊지 못할 추억을 간직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