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를 불어주는 의식은 떠이응우옌 지역 소수민족의 중요한 의식 중 하나이다. 이는 아이 인생의 전환점을 기념하는 의식으로, 신과 가족 그리고 공동체가 새로운 구성원, 즉 새로운 사람을 마을로 받아들이는 상징적인 행사이다. 베트남 민족학 박물관 부관장인 부이 응옥 꽝(Bùi Ngọc Quang)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떠이응우옌 지역의 거의 모든 소수민족들은 귀를 불어주는 의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 1살이 되기 전까지는 아이가 말을 할 수 없으며 그저 하나의 생명체일 뿐입니다. 공동체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는 아이가 그들의 전통문화를 이어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떠이응우옌 지역 사람들에게 있어 개인과 가족, 그리고 공동체는 밀접하게 얽혀 있어 분리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귀를 불어주는 의식은 비록 한 가족 구성원을 위한 것이지만 사실은 공동체 전체를 위한 의식입니다. 그 의식을 거행한 후 아이는 본격적으로 공동체의 구성원이 됩니다."
귀를 불어주는 의식 제물 (사진: VOV) |
귀를 불어주는 의식을 진행하기 위해 어머니가 아이를 낳자마자 가족들은 신과 조상에게 바칠 닭, 돼지, 과일, 과자 등 제물을 준비하기 시작한다. 경제적 형편이 좋은 가정은 소나 물소를 잡기도 한다. 조상에게 바칠 제물 준비 외에도 집 안에 작은 '네우(Nêu)' 제례용 나무를 세운다. 이 나무는 떠이응우옌 지역 사람들에게 특별한 나무로 여겨진다. 귀를 불어주는 의식에 사용되는 네우 나무는 대나무로 만들고 가지를 다듬어 그 위에 문양을 새긴다. 베트남 소수민족 문화 관광 마을의 바나(Bana) 민족 대표인 딘 퍼 리(Đinh Pờ Ly) 씨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네우(Nêu) 나무는 제단 네우 나무이기 때문에 작게 만듭니다. 이 네우 나무는 제단 근처에 세워져 쉽게 볼 수 있고 기억하기 좋습니다. 네우 나무를 세운 후에 신과 조상님들을 초대해서 가족과 함께 지켜봐 주시길 기원합니다.”
제물이 잘 준비되면 집주인은 의식을 진행할 사람을 초대할 것이다. 각 소수민족에 따라 의식을 주관하는 사람은 박수 무당 또는 아이의 부모일 수 있다. 보통은 무당이 신과 조상을 초대하는 제사를 진행한다. 귀를 불어주는 의식은 보통 오후에 이루어지지만, 아침부터 무당과 친적들은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초대를 받는다. 식사가 끝나면 귀 불어주는 의식이 시작된다.
먼저 오른쪽 귀에, 그 다음은 왼쪽 귀에 순서대로 의식이 진행된다. 무당은 약 30cm 길이의 양쪽이 빈 대나무관을 사용하여, 그 끝을 아이의 귀에 대고 부드럽게 불며 아이에게 가장 좋은 일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축복의 말을 전한다. 의식의 순서는 의식을 주관하는 사람부터 시작해 아이의 부모, 마지막으로 친척들과 이웃들이 아이의 귀를 불어준다. 딸에게는 아름답고 요리를 잘하는 사람으로, 아들에게는 사냥을 잘하고 무기를 다루어 마을을 지킬 수 있기를 기원한다. 베트남 민족학 박물관 부관장인 부이 응옥 꽝 박사는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떠이응우옌 지역 사람들은 좋은 날을 골라 아기의 귀를 불어주는 의식을 진행합니다. 주례는 신에게 오늘 가족과 공동체가 아기를 위한 귀 불어주는 의식을 진행할 것이라고 알립니다. 주례가 처음으로 아이의 귀에 불고 말을 건넵니다. 이어서 부모와 주변 사람들이 덧붙입니다. 각자 아이에게 축복의 말을 전합니다. 아기를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여기고 아기에게 좋은 말을 전하고, 삶의 지혜와 노동, 생산에 대한 경험을 전달하며 문화까지 아이에게 전해줍니다."
아이를 위한 축복의 말이 끝나면 의식을 주관하는 사람이 소량의 술을 아이의 입과 이마에 살짝 바르는 것으로 의식이 마무리된다. 그 후 사람들은 같이 식사를 즐기며 노래하고 춤추는 시간을 가진다. 의식에 초대된 사람들은 가족을 축복하는 마음으로 선물을 가져올 수 있으며, 무엇을 가져오든 그 진심이 중요하다. 떠이응우옌 지역의 소수민족들은 사람의 지혜가 귀에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모든 사람은 태어난 후에 지혜를 얻기 위해 귀를 불어주는 의식을 거쳐야 한다고 한다. 이 의식이 끝난 후 약 일주일 후 어머니는 아기를 데리고 친척 집을 방문해 선물을 받는다. 아기에게 주는 선물은 보통 호미날, 구슬 목걸이, 솜 뭉치, 실타래 같은 것으로 경제적 가치는 크지 않지만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런 선물들은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고 나중에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