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락(Bảo Lạc)현은 까오방(Cao Bằng)성에 위치한 국경지대이다. 대부분의 주민들이 소수민족이고 그 중 따이 (Tày)족과 눙 (Nùng)족 인구가 큰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랑어이(Làng ới)라는 민요는 바오락(Bảo Lạc) 지역 소수민족들의 가장 대표적인 민요 중 하나이다.
랑어이(Làng ới) 민요를 부르는 모습 (nhandan.vn) |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랑어이(Làng ới) 민요는 남녀 사이 혹은 집 주인과 손님 사이에서 노래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형식이다. 노래는 저녁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계속 이어진다. 심지어 이틀 밤이 넘게 이어질 때도 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서로 사귀게 되고 부부가 되기도 한다. 까오방 (Cao Bằng)성 바오락 (Bảo Lạc)현 트엉하(Thượng Hà)면의 주민 마반쩌우(Ma Văn Giấu) 씨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눙 (Nùng)족 사람들은 일년 동안 랑어이 (Làng ới) 민요를 부를 일이 많이 있습니다. 첫째는 정월에 가장 많이 부르고 둘째는 결혼식, 생일 잔치, 집들이에서 부릅니다. 각 상황에 맞는 노래가 또 따로 있습니다. 옛날에는 남녀가 이 마을 저 마을을 돌며 같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많은 노래를 할 줄 안다면 새벽까지 부르기도 했지요.
다른 민요와 마찬가지로 랑어이(Làng ới) 민요의 내용도 순서가 있다. 우선 인사 노래이다. 가사의 내용은 사랑의 민요를 불러도 될지 집 주인의 허락을 구하는 것이다. 그 다음 부분은 축하 노래이다. 가사 내용은 고향 마을을 찬양하고 상대방의 동의를 받은 후 사랑과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다. 또한 남녀 사이의 서로 사귀고 상대방을 알아보는 내용도 있다. 마지막 부분은 이별 노래이다.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같이 노래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달하는 내용이다. 때때로 사람들이 이틀 밤이 넘게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바오락(Bảo Lạc)현 레티떰(Lê Thị Tâm) 문화 간부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남녀의 만남은 시장에서 이루어집니다. 글을 모르기 때문에 편지 대신에 노래로 상대방에게 마음을 전합니다. 다시 만나고 싶으면 이듬해에 다시 시장에서 만나게 될 것입니다. 서로 사귈 때도 노래로 사귑니다. 가사 내용에는 상대방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집적거리는 내용도 있고, 노래를 부른 후에는 결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달달한 멜로디가 살아 있는 사랑의 민요는 애인을 향한 고백처럼 기다림과
그리움을 담는다. (nhandan.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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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한 멜로디가 살아 있는 사랑의 민요는 애인을 향한 고백처럼 기다림과 그리움을 담는다. 서로 만나 노래를 주고받은 후에 남녀의 사랑이 한층 더 깊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민요는 사랑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달콤한 감정으로 사랑을 키워주는 것으로 여겨진다.
예전에는 주로 봄이나 농한기에 사랑의 민요를 불렀다. 시장에 가는 길에 노래를 부르고 산림에 가거나 축제에 갈 때 부르기도 한다. 즉석으로 부를 수 있는 노래는 매우 다양하지만, 부드럽고 쉽게 들릴 수 있도록 랑어이(Làng ới) 민요의 규칙을 따라야 한다.
특히 축제에 가면서 노래를 주고받을 때는 마음을 담은 선물을 상대방에게 전달하기도 한다. 남성들은 보통 전통 떡이나 머리 스카프를 미리 사 놓았다가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선물한다. 그리고 여성들은 직접 만든 신발이나 가방, 옷을 사랑하는 남성에게 선물한다. 바오락(Bảo Lạc)현 꼭방 (Cốc Pàng)면의 주민 흐어 티 뀡 (Hứa Thị Quýnh) 씨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남자친구를 사귀면 다음 축제에 가방을 만들어 선물할 생각이에요. 직접 만든 가방에 기념일을 수놓을 거예요. 서로 잊지 않고 옛날 일을 기억할 수 있도록 이 가방을 오래오래 간직하겠죠. 우리 부모님 세대도 그래 왔어요. 이를 통해 우리 민족의 전통을 잊지 못할 거예요.
사랑의 선물과 함께 랑어이 (Làng ới) 민요는 까오방 (Cao Bằng)성 따이 (Tày)족과 눙 (Nùng)족의 여러 세대에 걸친 사랑을 키워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