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뚜족 사람들은 사은례를 ‘파다(pa’đăh)’라고 부른다. 파다란 사위가 장인과 장모 또한 아내의 친척에게 감사를 표하는 잔치를 말한다. 2번째의 결혼식이라고 간주된 이 의례는 보통 신혼부부가 분가한 지 몇 년 후에 거행되는데, 강요적인 행사는 아니다. 혼인 생활이 안정되면 꺼뚜족 사위들은 장인과 장모에게 자신의 아내를 낳고 키워준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사은례를 준비한다. 왜냐하면 시집 간 후에 여성들은 친부모를 봉양할 시간이 별로 없고 시집 사람들을 더 많이 보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떠이장(Tây Giang)현 랑(Lăng)면 꺼뚜족 출신 브리우포(Bríu Pố) 마을 원로 [사진: 응옥 아인] |
꺼뚜족의 장인 장모 사은례는 꽤 풍성하게 거행된다. 사위는 가족형편에 따라 예물과 선물을 준비한다. 꽝남(Quảng Nam)성 떠이장(Tây Giang)현 랑(Lăng)면 꺼뚜족 출신 브리우포(Bríu Pố) 마을 원로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남자는 결혼 하고 아이가 태어나면 장인 장모 사은례를 치러야 합니다. 왜냐하면 장인과 장모가 착한 아내를 낳아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 은혜에 보답하기 위해서 처가에 물소 한 마리를 사 드리고 밤새도록 꽹과리와 북을 치며 잔치를 치릅니다. 처가 측도 음식물을 준비하고 사흘 동안 악기를 연주하고 잔치를 즐깁니다. 사은례에는 사람들이 신에게 차례를 올리기도 합니다. 저희는 양측 가족에게 행운을 빌고 모든 사람들이 늘 아프지 않고 늘 건강하며 풍년을 맞기를 기원합니다."
일반적으로 첫날은 부부의 친척들이 참여하는 가족행사이다. 다음 날 사람들은 행사 행사 범위를 넓혀 모든 마을 사람들을 집에 초대해 같이 잔치를 즐긴다. 가정 형편이 넉넉한 경우 그들은 꺼뚜족의 전통에 따라 뚱뚱(tung tung) 자자(da dá)춤을 비롯한 춤을 추기도 한다.
파다 의례에는 돼지를 예물로 하면 처가의 친척만 초대하고 하룻밤만 잔치를 치른다. 반면에 물소나 황소가 있으면 장인과 장모는 모든 마을 사람들을 초대하고 며칠 동안 잔치를 즐긴다. 꽝남성 꺼뚜족 블링 티 쩌우(Bhling Thị Trơu) 씨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보통 장인 장모에게 물소, 황소, 돼지, 닭, 오리, 꽹과리, 항아리, 구슬, 마노석(瑪瑙石) 등과 같은 예물을 줍니다. 혹은 다른 귀한 것이 있으면 그것을 선물로 드립니다. 장인 장모가 자신의 아내를 잘 길러주셨기 때문에 결혼한 후 그 은혜에 보답해야 하기 위해서입니다. 사은례의 목적은 행복한 가족생활을 이루기 위함입니다."
장인 장모 사은례에 참가한 사람들 [사진: 응옥 아인] |
파다 의례의 독특한 점은 신랑이 신부의 친척에게 존경심과 정을 표현하기 위해서 고기를 나누는 것이다. 신랑은 가장 맛있는 고기를 선택하고 술을 잔에 따라 신부의 친척에게 보낸다. 꺼뚜족은 술을 다 마시고 고기를 다 먹은 후 양측의 관계가 더 친밀하게 만들어진다고 믿는다. 꽝남성 떠이장현 꺼뚜족 출신 아빙 럼(Abing Lâm) 씨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저희는 친척, 친지 그리고 마을 사람들을 모두 초대합니다. 300명이나 400명이 같이 물소, 황소, 돼지를 잡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잔치를 준비하는 것을 도와줍니다. 꺼뚜족은 징, 꽹과리, 그릇, 물소, 황소, 닭, 오리, 술, 금, 돈 등과 같은 다양한 예물로 장인과 장모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살 때도 집이 있고 죽을 때도 집이 있다는 전통 관념대로 꺼뚜족은 목관이나 봉안당을 주고받는 일을 금기로 삼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장인과 장모에게 은혜를 보답할 때에만 사위는 가장 귀중한 예물인 포이뜨랑(poi t'rang) 즉 목관을 선물한다. 그러나 사람마다 경제적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항상 목관이나 봉안당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다.
꺼뚜족의 장인 장모 사은례는 인간적인 가치를 지니고 있는 전통 풍속이다. 이 풍속은 장인과 장모가 자손과 함께 행복하게 노년을 보내고, 마을 사람들에게 이를 자랑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또한 양측 가족이 서로 만나 관계를 더 긴밀하게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