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까이성 사파현 따핀면 자오도(Dao Đỏ)족 사람들은 조상의 지혜를 계승해 산속의 나뭇잎, 뿌리, 껍질로 건강에 좋은 귀중한 약제를 만들었다. 따핀면 따짜이 마을 짜오 스 머이(Chảo Sử Mẩy) 할머니는 제조 비법을 잘 알고 있다.
혈액순환에 좋은 이 약재는 디어위(đìa ùy) 또는 디어씨에우(đìa xiêu) 등으로 불립니다. 태아에 좋은 약재는 쩌오미어(chờ o mia), 꺼리선(cờ lỉ sần), 쩌뻐짱니어(chợ pờ chang nia) 등입니다. 우리 자오도(Dao Đỏ) 사람들은 출산 후에도 빨리 일터에 복귀해야 하기 때문에 5~10일 밖에 쉬지 못합니다. 그래서 일을 마치고 이 약재를 달인 물에 목욕을 하면 질병에 걸리지 않습니다. 저도 자주 이 약재로 목욕을 합니다.
피부를 좋게 하고 머리를 검게 하는 데는 하수오(何首烏)가 쓰입니다. 한 번 목욕할 때 7가지 나뭇잎을 달입니다. 한 달에 5번 이렇게 목욕을 합니다.
약초는 말렸다가 다시 달입니다. 참 좋습니다.
원래 입욕제는 가정에서만 사용되던 것인데 이것으로 살림을 개선해 보자는 마음이 모여 사파 고유의 생산품을 판매하는 회사 사파나프로(Sapanapro)를 설립했다. 짜오 스 머이 할머니의 아들 리 라오 러 씨가 사장을 맡고 있다.
처음에는 회사가 무엇인지, 사장은 어떤 역할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자본도 없었고 고객도 없어 소규모로 운영했기 때문에 주로 관광객들에게 조금씩 판매한 게 전부입니다. 약학대학 교수님들이 입욕 서비스를 운영하면 큰 이윤이 남을 것이라고 조언해 주기도 했습니다. 약학대학 교수님들은 입욕제의 성분을 분석하고 표준화해 알려 주었습니다. 그래서 표준화된 정량에 맞게 생산합니다. 생산품은 0.5리터, 2리터, 작게는 200밀리리터 용기에 포장합니다.
리 라오 러(Lý Láo Lở) 사장에 따르면 제조 과정은 대략 이러하다. 먼저 약초를 채집해 분류하고, 약초의 종류 별로 기계에 넣어 2~3센티미터로 작게 썬다. 약초를 세척해 보자기에 넣어 달인 후 그 물을 목재 욕조에 부어 식힌다. 목욕 할 때는 물이 목까지 올라오도록 앉으면 된다. 회사 직원들은 모두 자오족 출신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월급은 500~800만 동이다. 직원 리 따(Lý Tả) 씨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3년 동안 일했습니다. 집은 따짜이 마을에 있습니다. 주로 제조 단계의 일을 하는데, 고객의 주문에 맞춰 입욕제를 만듭니다. 제조 시간 체크, 약재 추가, 불 조절 등을 합니다. 밭일보다는 편하고 집에서도 가깝습니다.
2006년 설립된 사파나프로에는 13가구가 참가했었는데, 15년이 지나 지금은 주주가 115명이나 있다. 매년 총 수입은 80~100억 동에 달한다. 따핀 사람들은 자오도(Dao Đỏ)족 목욕제 브랜드가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판 만 머이(Phàn Mắn Mẩy) 씨는 문맹 농민 출신의 부부가 사파나프로 회사의 주주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는 꿈에도 몰랐다고 한다.
자오족 공동체가 회사를 설립한 사실이 정말 기쁩니다. 저도 주주가 되었습니다. 과거에는 노동력으로 회사에 기여했습니다. 투자금은 집안 사정에 따라 50만 동만 내기도 했습니다. 이 투자금으로 1년에 900~1,000만 동까지 수익을 얻습니다.
주식 수익은 연 평균 500만 동에 불과하지만 농민 출신의 주주들에게 있어서는 큰 기쁨이다. 이 저축금으로 생산을 늘리고 홈스테이를 운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리 머이(Lý Mẩy): 노동력으로 주식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연말에 주식 결산이 이루어집니다. 약제 판매 수익으로 여러 물건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판 머이(Phàn Mẩy): 우리 약제가 하노이, 호찌민시, 하이퐁 등 여러 지방에 잘 팔리니 정말 기쁩니다.
따핀면 자오도족 여성들의 얼굴에는 행복감이 드러난다. 오래도록 가정 내에서만 전해지던 비결이 이제는 억만장자의 브랜드가 되어 공동체의 살림을 향상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리 라오 러 사장의 열정과 자오도족 공동체의 지지 덕분에 이들의 전통적인 약제는 자오족의 고유한 브랜드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도 널리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