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민: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고, 다채로운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베트남! 베트남의 거리마다 깃들어 있는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해드리는 시간,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입니다.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이 시간 함께할 베트남 역사와 문화에 푹 빠진 한국인, 염경민입니다.
홍응옥: 네 여러분 안녕하세요, 여러분과 경민 씨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드릴 ‘설명봇’, 베트남 MZ 기자 홍응옥입니다.
경민: 네 청취자 여러분, 지난 방송에서는 항꼿(Hàng Cót) 거리를 소개해 드렸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항꼿 거리와 이어지는 곳에 위치한 항가(Hàng Gà) 거리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그리고 항가 거리와 교차하는 항바이(Hàng Vải) 거리에 대해서도 전해드리겠습니다.
홍응옥: 오늘 저희가 소개해 드릴 항가 거리는 228미터 길이로, 현재 하노이시의 통합된 새로운 호안끼엠(Hoàn Kiếm)동에 속하고, 호안끼엠 호수에서 북서쪽으로 약 600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북쪽 끝은 항마 (Hàng Mã) 사거리에서 항꼿 거리와 연결되고요. 중간에는 로렌(Lò Rèn) 거리와 맞닿아 있고, 항바이 거리와 겹쳐지며 항펜(Hàng Phèn)-냐호아(Nhà Hoả)-끄어동(Cửa Đông) 교차점과도 만납니다. 남쪽으로는 밧단(Bát Đàn) 거리와 인접해 있고, 항디에우(Hàng Điếu) 거리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항바이 거리는 약 240미터 길이로, 역시 현재 하노이시의 통합된 새로운 호안끼엠(Hoàn Kiếm)동에 속하고 호안끼엠 호수에서 북서쪽으로 약 600미터 떨어져 있습니다. 이 거리는 란옹(Lãn Ông)-투옥박(Thuốc Bắc) 사거리에서 풍흥(Phùng Hưng) 거리까지 이어지며, 중간에는 항동(Hàng Đồng)-밧스(Bát Sứ), 항가, 그리고 꽁둑(Cổng Đục) 거리와 교차합니다.
경민: 항가 거리는 과거 토쓰엉(Thọ Xương)현 띠엔뚝(Tiền Túc) 총의 떤럽(Tân Lập)-떤카이(Tân Khai) 마을 부지에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응우옌(Nguyễn, 阮) 왕조 초기에는 이 거리가 떤카이 마을을 지나갔기 때문에 모든 행정 문서에 ‘떤카이 거리’라고 기록되었죠. 하지만 주민들은 이 거리를 두 부분으로 나누어 불렀습니다. 밧단 거리와 끄어동 거리와 접한 구간은 ‘투옥남(Thuốc Nam, 남 나라 즉 베트남의 약재) 거리’, 그리고 항꼿 거리와 연결되는 윗부분은 ‘항가 거리’라고 불렀습니다. 하노이를 점령한 프랑스 식민지배자들은 1885년 청나라와 맺은 톈진(天津) 조약을 기념하여 이 거리에 ‘Rue de Tien Tsin’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사람들은 여전히 ‘항가 끄어동 거리’라고 부르는 데 익숙했습니다. 이후 일본이 인도차이나에서 프랑스를 전복시킨 뒤, 1945년부터 하노이 시장 쩐 반 라이(Trần Văn Lai)는 ‘항가 거리’라는 이름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홍응옥: 항가라는 이 거리의 이름은 이곳에서 닭, 오리, 거위, 칠면조, 비둘기 같은 가금류를 전문적으로 팔았기 때문에 베트남어로 닭을 의미하는 ‘가’(Gà)자가 붙여진 겁니다. 상인들은 집 안의 큰 새장 수십 개에 가금류를 넣어두고 판매했습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는 동쑤언(Đồng Xuân) 시장이나 항자(Hàng Da) 시장과 같은 큰 시장에 닭을 공급하는 상인들이 항가 거리에 많이 모여들었습니다. 시골 외곽 지역에서 닭을 가져와 이곳에서 도소매로 팔았죠. 그래서 이 거리에서는 이른 아침 닭 우는 소리가 아주 익숙한 풍경이었습니다.
경민: 다음으로 항바이 거리의 역사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응우옌 왕조 시대에 항바이 거리는 옛 토쓰엉현 띠엔뚝 총에 속했던 동타인(Đông Thành, 성의 동쪽) 시장 근처의 거리 중 하나였습니다. 옛날에는 이 거리가 두 개의 짧은 구간으로 나뉘어 있었는데요. 동쪽 구간은 항바이텀(Hàng Vải Thâm)으로 불렸고, 나머지 구간은 항꾸옥(Hàng Cuốc)이라고 불렸습니다. ‘항바이텀’이라고 불리긴 했지만, 이곳에서는 주로 께브어이(Kẻ Bưởi) 지역의 전통 직조기에서 짜낸 폭이 좁은 천인 천 조각들을 팔았습니다. 아마도 '텀(Thâm)'이라는 글자가 붙은 것은 이 거리에서 꼭두서니로 염색한 천을 많이 팔았기 때문일 겁니다. 또한, 옆 동네에서 흰 천을 전문으로 팔던 옛 항바이 거리(현재는 투옥박(Thuốc Bắc, 북 나라 즉 중국의 약재) 거리에 통합됨)와 구별하기 위함이었을 수도 있습니다.
홍응옥: 19세기 말, 몇몇 서양인들이 항바이 거리에 거주하며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로 인해 수입 신상품이 많아지면서 판매되는 물품이 훨씬 다양해졌죠. 프랑스 식민지 시절, 항바이 거리는 ‘루 데 제토프(Rue des Etoffes)’라고 불렸는데, 이는 '항바이'를 그대로 번역한 이름입니다. 1945년부터 이 거리는 항꾸옥(Hàng Cuốc) 거리와 합쳐져 공식적으로 항바이 거리가 되었습니다.
경민: 하노이 호안끼엠군에 위치한 항가 거리는 오늘날 하노이의 독특한 옛 거리 중 하나입니다. 약 228미터 길이로 항마 거리에서 밧단 거리까지 이어져 있지만, 이 거리는 여전히 하노이 옛 거리의 고풍스러운 멋과 활기찬 삶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홍응옥: 앞서 말씀드린 대로, 항가 거리는 예전에 떤카이 마을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이 거리에는 옛 떤카이 마을과 관련된 몇몇 유적들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타이깜(Thái Cam) 사원(항가 거리 16A번지)과 떤카이 마을 사당(항바이 거리 44번지/항가 거리 16D번지)을 방문하시면 베트남 고대 건축과 옛 베트남인들의 문화적 생활 양식을 더 자세히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 두 유적은 전통 건축 양식을 잘 보여주며, 지역 주민들의 정신적, 문화적 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경민: 다음은 항바이 거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오늘날에도 항바이 거리에는 두 개의 오래된 마을 사당이 남아 있습니다. 첫 번째는 동타인 사당(7번지)인데, 항바이 사당이라고도 불립니다. 이곳은 후옌티엔쩐부(Huyền Thiên Trấn Vũ) 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떤카이 사당(항바이 거리 44번지/항가 거리 16D번지)으로, 이곳에서는 박마 신, 또릭(Tô Lịch) 신, 그리고 티엣럼(Thiết Lâm) 신을 모시고 있습니다.
홍응옥: 시대의 변화에 따라, 항바이 거리에서 천 제품은 점차 사라져 지금은 거리 이름 외에는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1990년대부터 거리의 많은 가구가 대나무 제품 전문점으로 바뀌었습니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대나무 제품들은 매우 다양하며, 가장 흔한 것은 건축 자재로 사용되는 다양한 크기의 대나무 장대입니다. 대나무 제품 외에도 항바이 거리에는 한약방이 많이 있습니다. 이 한약방들은 투옥박(Thuốc Bắc) – 란옹(Lãn Ông) 사거리와 접한 거리의 동쪽 끝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경민: 벌써 아쉽지만 오늘 ‘베트남 거리거리 알아보기’ 코너를 마칠 시간이 다가왔습니다. 베트남을 알아가는 여정에서 특정 지명이나 거리 이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저희 VOV5 한국어 프로그램의 웹사이트나 팬페이지에 댓글을 남겨 주세요. 또는 이메일 vov5.korea@gmail.com으로 보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결해 드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홍응옥: 청취자 여러분의 소중한 의견과 피드백을 기다리겠습니다. 다음 방송에서 다시 만나요! 여러분,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