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기록적인 폭염으로 비상 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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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VWORLD) - 최근 유럽 대륙 전역에 기록적인 폭염이 엄습하면서 각국이 대책 마련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럽 대부분 지역이 섭씨 40도 안팎의 찜통더위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주말인 오는 29일(이하 현지시간) 스페인 북동부 등 일부 지역의 경우 최고 45도에 육박할 수 있다는 예보도 있다. 심지어 알프스산맥의 고지대도 30도를 웃도는 상황이다.

26일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폴란드 국경에 면한 독일의 코셴 지역은 이날 기온이 38.6도를 찍어 독일의 6월 최고 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연일 이어진 불볕더위로 도로 사정이 나빠지자 독일 당국은 작센안할트주(州)를 관통하는 고속도로 '아우토반'의 최고 속도를 시속 120㎞로 제한했다.

발트해에 인접한 독일 남부 로스토크 지역에선 폭염으로 철도의 선로가 휘는 일도 있었다.

브란덴부르크에선 한 남성이 나체 상태로 소형 오토바이를 몰다가 경찰 단속에 적발되는 한편 뮌헨에서는 비키니 상의를 벗은 상태로 수영을 하는 여성들로 인해 시의회가 상반신 노출 상태의 수영을 금지하는 조례를 개정할지를 놓고 논쟁이 촉발되기도 했다.

프랑스 일부 지역에선 28일 최고 기온이 44.1도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보됐다. 이는 이 나라 기상 관측 역사상 가장 높은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프랑스 당국은 거의 전역에 폭염 경보 중 두 번째로 높은 황색경보를 발령한 상태다.

이에 따라 일부 지역의 학교는 휴교 조치가 이번 주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 수도 파리와 리옹, 스트라스부르, 마르세유 등의 시 당국은 무더위 속 대기 오염에 대응하고자 탄소 배출량이 많은 낡은 차량의 도심 진입을 금지했다. 이번 조치로 파리의 경우 도시 주변을 통행하는 차량의 60%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는 2003년 최악의 폭염으로 2주 동안 노인 등 무려 1만5천여명이 사망하는 등 큰 피해를 본 사례가 있어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는 상태다.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에선 기상 관측 사상 최고인 36.7도를 기록하면서 당국이 관광용 마차 운행을 일시 중단했다. 기존 최고 기온은 2012년 티롤 지방에서 기록한 36.6도였다.

'가마솥더위'가 수일째 지속하면서 인명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폴란드에선 이번 달에만 90명이 호수와 강 등에서 더위를 피하려다 익사했고, 리투아니아에서도 35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 27명이 수영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다.

프랑스 남부에서도 70대 노인 2명을 포함해 3명이 수영을 하던 중 심장마비 등으로 숨진 것으로 보고됐다.

무더위에 강한 바람이 겹친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은 산불로 여의도 면적 10배에 달하는 2천500㏊ 규모의 산림이 파괴됐으며, 현재도 불씨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에 이어 또다시 들이닥친 올해의 때 이른 무더위는 표면적으로는 북아프리카 뜨거운 공기가 북상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유럽의 기상 당국들은 분석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본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지목하고 향후 수십년간 이러한 극단적인 형태의 기상 이변이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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