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무용과 음악 그리고 전통적인 뚜옹(Tuồng) 예술을 결합한 공연 ‘경계를 허물고’는 “산림으로 올라가다(렌응안, Lên Ngàn)”라는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젝트와 베트남 뚜옹 극장, 그리고 뚜 황(Tú Hoàng) 안무가의 협업으로 탄생했다. 지난주 하노이 홍하(Hồng Hà) 극장에서 관객들에게 선보인 이 공연은 관객들에게 전통 무대를 새롭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현대 무용과 음악 그리고 전통적인 뚜옹(Tuồng) 예술을 결합한 공연 ‘경계를 허물고’ |
이 공연은 1986년부터 2000년대까지 현대인들이 개인주의로 인해 고독을 많이 느끼고, 사회에서도 개인의 감정이 쉽게 소외되던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공연 속 주인공은 과거를 되돌아보면서 현실에 처한 걱정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며 방황한다. 삶이 무기력하고 고통스럽다. 하지만 주인공은 현실을 직면하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기로 결심한다. ‘경계를 허물고’ 프로젝트의 음악 감독을 맡은 응우옌 꾸옥 아인(Nguyễn Quốc Hoàng Anh) 감독은 이 공연에 사용된 다양한 음악적 요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이 공연은 연출무대의 움직임과 에어로빅 연습 풍경과 길거리에서 펼쳐지는 집단적인 움직임과 같은 대중문화의 표현을 소재로 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손동작과 인물들의 특징적인 동작이 표현되고 있습니다. 음악은 베트남 전통 타악기, 특히 뚜옹(Tuồng) 예술과 영적인 무대와 관련된 다른 형태의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습니다. 전통적인 공간에서의 박자 변화와 리듬 연주 방식에 특히 감명 받았습니다. 신비롭고 매혹적인 이 음악은 공동체의 기억, 영적인 형태, 그리고 인간이 자연과 소통하고 삶의 무한한 것들과 마주하는 방식을 떠올리게 했습니다."
이 공연은 예술가들이 다양한 문화 환경속에서 자신들만의 독창성을 표현하려고 예술적 야망을 보여주었다. 특히 베트남 전통 예술에서 가장 학문적 장르인 뚜옹(Tuồng) 예술은 자신만의 해석을 잘 표현하였다. 문화체육관광부 공연예술국 대행국장인 쩐 리 리 (Trần Ly Ly) 인민예술인은 ‘경계를 허물고’ 공연의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다음과 같이 높이 평가했다.
"현대 무용 공연을 관람할 때 과거, 현재, 미래를 잇는 연결고리가 있어야 합니다. 자신의 근본과 세상에 대한 이해, 그리고 각자의 다채로운 상상력을 연결하는 것이죠. 이것이야말로 가장 큰 매력입니다. 왜냐하면 예술 작품을 감상할 때 반드시 정해진 방식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기 때문입니다.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다는 것이 예술의 흥미로운 가치입니다."
‘경계를 허물고’ 공연 모습 (사진: VOV) |
이 공연은 현대 무용과 뚜옹 예술을 결합하는 것 외에도 실험적인 음악과 비나하우스(Vinahouse) 전자음악을 조화롭게 결합했다. 이 음악은 베트남의 전통 음악인 쩌우반(chầu văn) 장르와 유사한 것이다. 공연 내내 신비로운 조명 아래, 제례용 북, 단짜인(đàn tranh), 단버우(đàn bầu)를 비롯한 전통 악기가 전자음악과 어우러져 긴장감과 장엄함 그리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며 예술 애호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칼리윈 배우와 베트남 뚜옹 극장 예술실 전 실장인 당 바 따이(Đặng Bá Tài) 예술가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 ‘경계를 허물고’ 공연은 매우 이색적이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입니다. 저는 무용이 아닌 연극 분야에 종사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베트남 문화를 연구해 온 외국인으로서 베트남의 모든 예술 분야가 각자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느낍니다. ‘경계를 허물고’ 공연은 베트남 전통 예술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새롭게 만들려는 큰 도전이었습니다.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관람객들은 ‘경계를 허물고’ 공연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그들은 푸먼(Phú Mẫn) 마을의 뚜옹 공연단을 방문하여 뚜옹 배우들이 어떻게 공연을 했는지 직접 보았다고 합니다. 저는 예술을 하는 젊은 예술가들이 우리의 문화를 세계와 연결하는 방법이 2가지 있다고 생각합니다. 베트남 예술인들이 세계 무대를 접하며 얻은 패러다임을 바탕으로 전통 예술을 이해시키고,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제 국내 전통 무대로 돌아와 더욱 심도 있게 연구한다면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경계를 허물고’ 공연은 내용과 표현 방식에서 혁신적인 공연이었다. 현대 무용의 기술과 서양의 상징성을 전통 뚜옹 예술과 조화롭게 결합했다. 3일간의 공연 동안 1,100장 이상의 티켓이 판매되었으며, 특히 22세에서 35세 사이의 관객들이 큰 비율을 차지했다. 이는 ‘경계를 허물고’ 공연이 창의적인 시도와 새로운 해석을 통해 젊은 관객들과 전통 예술 사이의 거리를 좁혔음을 보여주었다.